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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 Outside
2008.03.21_05.13
안진우 전영기 임승천 정경심 박종호 류희선 박미희 추수희
구조물(Construction)과 방(Room)은 인간과 그 욕망의 중심에서 의식(衣食)과 함께 이 시대에 피해갈 수 없는 모티브이다. 공간의 기본적 가치기준으로서 ‘주(住)’의 물성과 반복적이고, 패턴화된 양식만 간주하기에는 현대 사회 속에 복잡한 카테고리가 존재한다는 것 또한 간과하기 어렵다. 이는 건물의 구조적 미학에 중점을 맞춤으로 얻는 단순한 도형의 재생과 확장, 회화화 이상을 의미하며, 따라서 공간에 대한 초점을 부정적으로는 상충하는 욕망과 시대비판정신의 발원지로서, 긍정적으로는 집에 포함된 융화와 정서함양용 소재에 맞춤을 의미한다.
2008 KIMI For YOU의 첫 전시인 이번 전시는 건축자에 의한 건축물을 묘사하는 것을 비롯, 공간 구성과 중의를 통해 시대 풍경과 개인 공간 및 소품들을 재구성하는 데 의미가 있다. 이런 이유로 전시의 섹션 자체가 마치 덩어리군 전체를 스캐닝한 모습과 동시에 확대경으로 내부를 들여다 본 구조를 띈다. 제한된 큐브 안에서의 현실과 비현실의 충돌, 개개인의 욕망으로 인한 구조적 부조화, 친밀한 음식을 매개로 한 상호작용, 나열된 주택만큼이나 지루한 현실속의 한가닥 로망, 가변의 틈을 통해 획득되는 재생과 반복에 이르기까지 가시적 소재인 공간의 내외부를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된다.
안진우,전영기,임승천,정경심,박종호,류희선,박미희,추수희, 8명의 작가를 통해 공통적으로 포괄적 범위에서의 방에 대한 작가의 철학적 숙고를 감지하는 동시에 가시적 물체가 아닌 다의적인 내용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작가가 가진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의 거리차로 인해 발생하는 유머와 상이성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주목된다.



먼저 안진우는 방안의 일상 사물을 통해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을 짚어낸다. 스펀지는 본질의 결핍과 반면에 외적으로 과장됨과 풍성한 부피를 동시에 지니는데 작가가 말하는 반어적 성격의 것들- 주체가 없는 옷과 사회적으로 결여된 상태의 것을 아름답다 칭하는 다수, 금기에 대한 역설-을 표현하기에 작가의 의도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스펀지로 제작된 사물과 옷은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 존재하고, 특유의 가벼운 무게감과 중성적인 색을 띄며, 역설적으로 조명 아래 화려하게 반짝거리기까지 한다. 무채톤의 옷은 주체가 결여된 상태의 우리 자신이기도 하며, 스펀지를 통해 절대적 위치의 아름다움이란 패러다임의 존재여부를 되물음으로써 다수의 고정관념과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았던 개념을 조소하기도 한다.

전영기는 도시 구조물의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면서 각 건물의 특수성을 잡아 화면에 재구성한다. 작가는 하나의 공간은 자신이 속한 공간과 속하지 않는 공간으로 이루어졌다고 간주하고, 이를 연결해주는 역할로써 기하학적 패턴을 이용하여 두 개의 공간을 자신이 속한 공간으로 이끌어내고자 했다. 또한 본래 구조물이 지닌 조형적인 요소에서 출발, 더 나아가 화려한 도심의 이미지와 그 이면에 내포되어 있는 공허함과 현대인의 외피적 성향을 사각형이라는 상징적 기호로 표현한다. 방법론적으로는 석판화와 실크스크린으로 1차 제작한 뒤 가필하여 촉각적인 이미지를 더하는데, 이를 통해 객관적인 가시물에 대한 반전으로 제 3풍경을 연출한다. 작가에게서 계속 변모해가는 도시 풍경과 사회화가 작가에게 제공할 소스로 인해 작품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

임승천은 ‘방주’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사회의 모순된 구조를 꼬집으며 허구의 내러티브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미 ‘정지된 또는 부유하는..’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두 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는데, 이전 이야기가 드림호의 출발과 정박, 공포의 대상과 직면함과 동시에 공포가 외면화되는 모습을 그려냈다면, 세번째 이야기를 통해 고립된 상황에서의 생존욕구가 욕망이 되고, 결국 배의 기형적 증식으로 이어져 결국 안전하고자 하는 방어 행위가 사람들 자신에게 닥쳐올 또다른 재앙의 시작임을 작가는 간접적으로 경고한다. 또한 현실을 넘는 지나친 이상이 있는 한 우리는 기형적인 배를 만들 수 밖에 없고, 그 배를 침몰 직전까지 증식시킬 것이라는 메시지를 외부에서 보이는 거대한 매스와 그 매스 내부의 개개인의 욕망의 카테고리라는 보이지 않는 매스를 통해 이중으로 반영한다.

작가에게 있어 소재의 문제는 작가의 의도와 비유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보통인데, 박종호의 < 그리기 >의 거울은 다른 작가의 소재 선택과는 구별된다. 여타 작가들이 조형적으로 소재가 갖는 성격 자체를 활용했다면 박종호의 거울은 화면을 유동적으로 재현시키는 기능으로 사용된다. 마치 극사실주의 그림을 위해 사진을 활용한 것처럼 거울 속 공간을 그대로 활용한다는 의미에서 ‘사진’과 같은 소재인 것이다. 거울 속 실제와 가상의 경계선 위에 오일칼라로 그려진 ‘붓을 든 손’이 첨부되면서 유동적인 공간에 명확한 마무리가 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공간의 구분을 회피하여 흥미로운 화면이 전개된다.

전영기와 임승천이 매스의 외부적인 요소를 다루었다면, 안진우에 이어 정경심, 류희선은 내부의 정서를 다룬 작가다. 먼저 정경심 작업의 소재는 밥상과 밥상에 얽힌 이야기들이다. 밥상으로 대표되는 인간적인 삶에서 다양한 모습과 감정을 느끼는데 밥상은 식욕과 생존 본능을 넘어 우리라는 정서적 유대와 소통을 이루는 다리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려진 각각의 그릇과 음식만큼 일상 속에서의 이야기들을 하나 하나 담아내며, 작품의 재료 뿐 아니라,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장치들을 숨겨 놓아 정서적 유대감을 더욱 견고히 한다. 온유하고 온건한 작가의 시각만큼이나 작품 속 밥상은 정감이 넘치고 따뜻하다.
하루의 쉼표가 되어주는 휴식..사람들은 그 달콤한 시간을 무엇을 하며 보낼까? 류희선에게 있어서 커피는 혀끝으로 느끼는 달짝지근한 알싸한 맛 뿐만 아니라 후각을 자극시키고, 생각을 일깨우는 일종의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한다. 그의 작품은 보여지는 표상과 은근히 풍기는 실제 재료의 느낌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그들의 감성과 달콤한 휴식 속에서 끊임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준다. 담한 색감과 번짐으로 과자로 만든 집을 보고 있는 듯 미각을 자극하는 효과를 발산한다.

박미희는 반복적 구조를 지닌 우리네 ‘동네’에서 이야기를 찾고자 한다. ‘Village story’라 말하는 그의 작품에는 90년대 붉은 벽돌로 지어진 집들이 있다. 나열된 집에 각자 다른 인생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 이야기들에는 집의 외관 이외에 또다른 공통점을 보인다. 그것은 우리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나타나 도와주는 태권브이라는 가상의 수호신을 갈망한다는 점이다. 군집된 집 가운데 대중의 영웅인 태권브이가 마을의 수호로써 우리를 곁에서 지켜준다는 보통 사람의 소망을 전한다.

추수희는 비닐봉지 위에 이미지를 그려 넣음으로 이기주의와 같은 사회현상을 재해석한다. 물성이 약한 비닐봉지는 우리 삶에서 편리하게 쓰이고, 그만큼 쉽게 버려지는데 이같은 비닐봉지의 특성은 가족을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현대사회의 가정상과 흡사하다. 즉 작가는 비닐 위에 아파트 내부를 바느질함으로 봉지의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함이 소통되지 않고, 가족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현상과 일치시킨다. 그러한 이유로 비닐봉지에 그려진 아파트 내부는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공간이라기보다 호화로운 가구들이 진열된 샵과도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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