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iMi Continuum 1st Group Exhibition
완전한 산산조각 Perfect Shards
2026. 8. 11. - 9. 28.
김세윤, 박원주, 이예란, 한수연, 홍근영
Kim Seyoon, Park Wonjoo, Lee Yearan, Han Sooyeon, Hong Geunyoung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회복과 복원, 정상성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요구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불안과 고립, 반복되는 노동, 흔들리는 관계처럼 쉽게 봉합되지 않는 균열들로 이루어져 있다. 《완전한 산산조각》은 이러한 틈을 결핍이나 실패의 징후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존재의 조건으로 바라보며, 완전함이라는 관념 자체를 다시 질문한다. 전시에서 완전함은 모든 것이 하나로 수렴된 상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경험과 시간, 감정이 각자의 형태를 유지한 채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파편은 더 이상 원래의 상태로 복원되어야 할 미완의 조각이 아니라, 차이를 품은 채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하나의 존재 형식이 된다.
전시에 참여한 다섯 명의 작가는 이러한 관점을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김세윤은 연결과 단절 사이를 오가는 관계의 구조를 내러티브 회화로 풀어내며 관계의 불안정한 조건을 드러낸다. 박원주는 구겨진 흔적을 유리 위에 펼쳐내며 완전히 복원될 수 없는 표면을 드러낸다. 익숙한 사물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마주하게 된다. 이예란은 반복되는 노동 속에서 투명해지는 존재를 NPC라는 동시대적 이미지로 시각화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한수연은 불안과 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그것을 통과해 끊임없이 피어나는 생명의 의지와 숭고한 구원의 여정을 추상적 화면으로 풀어낸다. 홍근영은 흙을 빚는 수행적 행위를 통해 실패와 치유, 믿음이 하나의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변화의 과정임을 이야기한다.
전시는 세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공간 〈균열의 인식〉은 완전함이라는 규범이 흔들리는 순간을 다룬다. 김세윤과 박원주의 작업은 관계와 사물에 대한 익숙한 인식을 낯설게 전환하며, 균열이 새로운 질문의 출발점이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두 번째 공간 〈파편의 존재론〉은 파편을 미완의 상태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적인 존재 방식으로 바라본다. 이예란과 홍근영의 작업은 서로 다른 시간과 경험을 품은 존재들이 하나로 봉합되지 않은 채 관계를 맺으며 공존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마지막 공간 〈비복원의 윤리〉는 회복 이전의 상태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한수연의 회화와 박원주의 유리 작업은 균열과 흔적을 제거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현재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받아들이며, 변화 이후에도 지속되는 삶과 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전시는 완전함을 되찾는 방법을 제안하는 전시가 아니다. 다섯 작가의 작업은 각기 다른 균열의 풍경을 통해 복원과 정상성이라는 익숙한 믿음을 잠시 유예한 채, 산산조각 난 세계가 품고 있는 또 다른 완전함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키미아트의 대표 공모 프로그램 'KiMi For You'를 확장한 새로운 플랫폼 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기획전이다. 2003년부터 이어온 'KiMi For You'가 신진 작가의 발굴에 집중해 왔다면, 'The KiMi Continuum'은 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작가와 작업, 연구와 비평, 협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키미아트는 이를 통해 전시를 일회성 결과에 그치지 않고, 창작과 담론이 지속적으로 축적·확장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